ID/PW찾기 | 회원가입   아내의 맨발 3. - 갑골문外 / 송수권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09-12-21 13:26     조회 : 7580     아내의 맨발 3            - 갑골문 甲骨文                                                                          송수권   뜨거운 모래밭 구멍을 뒷발로 파며 몇 개의 알을 낳아 다시 모래로 덮은 후 바다로 내려가다 죽은 거북을 본 일이 있다 몸체는 뒤집히고 짧은 앞 발바닥은 꺾여 뒷다리의 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다 유난히 긴 두 발바닥이 슬퍼 보였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마취실을 향해 한밤중 병실마다 불꺼진 사막을 지나 침대차는 굴러간다 얼굴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두 눈은 감긴 채 시트 밖으로 흘러나온 맨발 아내의 발바닥에도 그때 본 갑골문자들이 수두룩하였다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 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송수권 / 전남 고흥 출생. 1975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외  게시물 692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32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말의장단4. 중에서 풀꽃세상 04-28 6668 631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제12회 천상병 시상 수상작 변산바람꽃 04-13 9515 630 아름다움.. 장터풀 03-17 6068 629 삶은 어디에나 있다 장터풀 01-30 7092 628 푸른스커트의 지퍼 - 오세영 (1) 풀꽃세상 01-27 9756 627 아이티 영혼길에~ 장터풀 01-16 5826 626 저녁눈 변산바람꽃 01-11 6748 625 죽음에게는 먼저 - 2009년 용산 학살에 부쳐 / 황규관 (1) 풀꽃세상 12-21 6612 624 아내의 맨발 3. - 갑골문外 / 송수권 풀꽃세상 12-21 7581 623 맹꽁이 전화外 - 최동문 (2) 풀꽃세상 10-09 7297 622 늙음의 노래~ 장터풀 09-27 6743 621 놀란 강 外 풀꽃세상 08-28 6462 620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 흰벌 백승훈 (2) 풀꽃세상 07-23 7599 619 불고 또 부는 바람이라오~ (1) 장터풀 06-09 6731 618 길동무 - 김규성 풀꽃세상 05-26 6917  1  2  3  4  5  6  7  8  9  10     제목+내용 제목 내용 회원아이디 이름 and 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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