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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고추와 며칠 전에 심은 김장 배추에 물을 주고 들어왔어요. 
배추와 함께 넣은 무씨가 그새 조그만 싹을 내밀었네. 
씨에서 싹이 나오는 광경은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에요. 
남편은 벌레가 침입하기 시작한 간장골 과수원에 영양제를 주러 갔고,
나는 허리병이 도져 급작스레 입원한 오라버니를 뵈러 올라갈 버스 시간을 체크하고 
컴퓨터를 켰어요.

그대가 보내준 천성산의 얼레지꽃이
책꽂이 턱에 앉아 나를 내려다 보고 있어요. 
얼레지꽃 아래 뭐라 적었는지 그대는 기억해요? 
앙성풀님의 천사복숭아....
또박또박 눌러 쓴 그대의 필적을 처음 보던 순간,
내 얼굴이 붉어졌다오.
부끄러움과 미안함으로.
삶으로, 몸으로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하건만,
늘 글과 말이 앞서는 나를 돌아보았지요.
지난 시간,
천성산 현장의 맨앞에서 맨몸으로 부딪던 그대를 기억한다오.
마음의 변화를 실천으로 옮기던.

두해 전이던가, 겨울이었어요.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해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도보여행을 하던 젊은이가
우리집에서 며칠 머물렀지요.
마무리할 일이 많아 몸을 많이 써야 할 때였는데,
워낙이 말이 없는 남편 곁에서 젊은이 또한 묵묵히 일만 했지요.
오라버니가 보내주신 점퍼를 나누어 입은 두 사람은
어찌 보면 형제같이도 보였어요. 
머리가 짧은 것도 비슷하고,
키가 작은 것도 비슷하고,
가끔 쓸쓸해 보이는 것도 비슷하고,
말이 없는 것도 비슷하고...

젊은이가 떠나던 날 아침,
밥을 짓는데 문득
젊은이와 나눈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지요.
그러면서 문득
내가 젊은이에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따끈한 밥 한끼 지어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풍,
암울했던 시절, 실의에 빠진 선배가 그랬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든든한 하부구조가 되어
너희들을 받쳐주는 거야."

소풍,
범부는 자신은 그냥 자신의 이익을 취하면서
남들은 현인이 되기를 바란대요.
모두가 범부인 세상은 망할 것이 분명하니까.
그러면서도 범부는 자신이 현인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 생각한대요.
범부의 한계이지요.
나는 한계를 아는 범부가 되는 것만으로도 족한 사람이에요.
거기에서 욕심을 더 부리자면,
아주 아주 가끔이라도 누군가를 떠받쳐줄 수 있다면....

소풍,
글, 반갑고 고마웠어요.
늘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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