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년 12월은 풀꽃세상에게 조금은 특별히 기억될 시간입니다.
1998년 12월 8일, 스무살 천초영님은 불의의 화재로 숨을 거두었고,
꽃같던 마음은 '풀꽃세상'이라는 단체로 다시 태어나
생명의 존엄함과 자연의 소중함을 널리 퍼뜨리는 울림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보내온 10년..
그러나 12월 5일, 우리는 또다시 일곱명의 꽃다운 스무살 청춘들이 속절없이 스러져 가는것을 바라보아야만 했습니다.
이천 물류창고화재는 지난 1월 40명이 같은 원인으로 숨지고 난 뒤 그대로 반복되었고, 이는 고귀한 생명을 학력과 경제능력으로만 판단하고, 사람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면서 언제나 닥칠 수 있는 위험을 거듭 소홀히 한 결과입니다.
결국, 풀꽃세상을 꿈꾼지 10년이 되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꿈과는 달리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지난 12월 18일, 오래된 고민을 가슴에 품고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는 이천 효자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인적은 끊어졌고 몇몇 화환들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풀꽃세상의 이름으로 죄송한 마음 한켠을 전하였습니다.
따로 마련된 고김웅원님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딸 혜빈이는 전날인 12월 4일 100일을 맞이했고 고 김웅원님은 딸의 우유값을 벌러 일을 나섰다가 변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풀꽃세상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와 찾아 온 이유를 혜빈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혜빈이가 따뜻한 마음으로 더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앞으로 1년동안 매달 혜빈이의 우유값을 보태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은 흐느끼면서 마음은 고맙지만 그냥 받기만 할 수는 없다시면서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결국 혜빈 어머님의 뜻을 따르게 되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오는듯 했습니다. 이 짐을 풀씨들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하겠습니다.
2.
해마다 연말이면 세상에 홀씨처럼 흩날리는 풀꽃달력.
우리 풀꽃달력에는 겉으로는 쉽게 눈에 띄지않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힘이 사랑과 치유의 은밀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힘을 알게 모르게 느낀 이들이 해마다 풀꽃달력을 찾아 멀리서들 오시죠
풀꽃달력의 힘을 필요로 하는 곳에 힘 닿는껏 날려보냈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풀씨들의 힘입니다.
소아암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아이들
(서울대 어린이병동, 충남대의대, 여의도성모병원)
광명보육원, 광주교도소, 안양소년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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