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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드린 풀꽃상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풀꽃세상'을 위해 감사나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 표현의 형태를 우리는 부득불, '풀꽃상'이라 붙입니다.


10번째 풀꽃상을 <간이역>에게 드립니다 

   
 제 10회 풀꽃상

 본상 : 간이역
 부상 : 오랫동안 간이역과 함께 살아오신 간이역의 역무원
다큐멘터리영화 <곡선>을 만든 부산문학예술청년공동체 영상패 '숨'
몇해 째 천성산 고속철관통터널 건설을 온몸으로 막고 계신 천성산 지율스님

자연에 대한 존경심 회복과 인간에게 유용한가 아닌가와 관계없이 모든 존재들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가치를 옹호하는 우리는 ‘풀꽃상’을 제정, 감사와 존경, 때로는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2004년 여름제10회 풀꽃상 본상을 <간이역>에게 드립니다.


풀꽃상 선정이유

본상 선정이유 : 중풍에 다리 한쪽을 저는 양지골 아저씨, 밀짚모자 쓰고 떡갈나무 지팡이 하나 들고 간이역에 서서 해 지기 전에 달려올 완행기차를 기다립니다. ‘출세하자면 대처에 나가야 한다’는 고집불통 맏자식을 배웅하면서 삶은 계란 꾸러미를 건네주던 음지골 아낙네의 손등 위에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간이역 푸른 하늘에 벼락같은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들어옵니다. 기차에서는 닭도 내리고 강아지도 내리고 흑염소도 내립니다. 보리쌀 포대와 옥수수랑 감자자루가 다시 실려지면 기차는 졸음처럼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기차에서 내린 강아지는 사람보다 먼저 논길을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치달립니다.
간이역은 분주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때로는 바람만 불고, 햇살 이글거리는 여름에는 매미소리만 가득 찹니다. 눈 내리는 겨울, 사람들은 오바깃을 세우고, 온통 마후라로 머리통 휘감고 발을 구르며 완행열차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간이역은 오랫동안 이 땅의 이름없는 장삼이사들을 이리저리 실어 나르던 달구지같은 완행열차 정류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빨리 달려야 한다는 망할 속도중독증의 미친 세월을 만나, 이 땅의 아름답고 한가로운 간이역은 다 떨어진 고무신짝처럼 버려지고, 허물어지고, 잊혀져 내동댕이쳐지고 있습니다. 고속전철이라는 말썽많은 괴물이 나타나 멀쩡한 산이 뚫리고 없어도 되는 다리가 생기고, 우리 산하의 핏줄이 끊기고 거기 살던 생명체들이 절단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간이역으로 상징되는 넉넉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심성의 사람들, 무서운 속도의 광증에 온몸을 내던져 ‘이게 아니오’라고 신음하고 있는 분들을 떠올리면서 풀꽃세상은 간이역이 회복해야 할 느림과 반개발의 가치를 절박하게 웅변하고 있다고 여겨, 제10회 풀꽃상을 ‘간이역’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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