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광고를 보면 이따금씩 '해양심층수'관련 상품광고가 눈에 띄게 등장한다.
산지국가이기에 물이 풍부했던 우리나라(한반도)가 산업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강물이 산업용수·농업용수 등으로 쓰이는 과정에서 용수난과 더불어 오염이 더 보태어 졌다.

심지어는 먹는물이었던 강물은 각종화학물질 축산폐수로 수질등급이 급격히 떨어졌으며 전통적으로 먹는 물이었던 계곡물과 동네 우물물이 도시화로 사라졌으며 복원된다하더라도 산업폐기물로 지하수원이 오염되어 불안이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산업화진행과 맥을 같이하여 용수부족 물부족국가가 되어 새로운 댐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더불어 수돗물 오염불신이 우리사회를 매우 심각하게 물문제를 불러왔다.
그리하여 땅깊은 암반밑 생수(암반수) 아껴놓은 마지막 식수원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암반수(먹는샘물) 상품화가 일상적인 문제가 되기 시작한지 채 20년이 지나기도 전에 문제의 촛점을 흐리며 해양자연 심해바닥에서 뽑아올려 정수한 심층수가 웰빙상품 이름으로 사람들 인기를 등에 업고 마트와 슈퍼마켓 상품코너에 등장하였다.

현재 해양심층수는 두세가지 상품으로 고급스런 물로 이미지를 떨치고 있다.
그리 알려지지 않는 '심층수화장품'이나 '심층수웰빙두부'를 비롯하여 '먹는심층수'가 그 뿌리도 알려지지 않은채 젊은이나 주부 손에 유행처럼 쥐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세계 수번째 신기술 상용화라는 자랑거리로 추켜세워지며 높은 에너지 소비라는 뒷이야기는 감추어지고 오직 선한 정수물이라는 가면을 뒤짚어 쓰고 문명의 찬란한 승리를 장식하는 하나의 물신으로 추앙받으며 위험한 소비사회에서 우리 눈과 손을 현혹하고 있다.

넘쳐나는 여유 돈이 다시금 축적을 향하여 가면서 금융창고가 사유화의 경쟁대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환경의 대중화를 웰빙옷으로 치장하고 기술만능을 외쳐대는 문명의 찬양자들은 자연을 공존의 대상이 아닌 금고의 화폐갯수로 계산되는 또하나의 착취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바로 그들은 심층수를 신이 지어낸 피빛으로 불타는 예루살렘과 로마의 건축자재처럼 황폐화와 종말을 재촉하는 것임을 느끼지 못하는지 안타까운 신세기를 재촉한다.

사실 이같은 또다른 물신의 대상를 발견하고 상품화에 도움을 준 기술공학에 따르면 '표층수'(깊이 200m이내의 바닷물)보다 더 깨끗한 것이 심층수이고 이 물을 퍼올려 생물리화학적(역삼투압방식)으로 정수하여 팔기 위하여 경쟁우위로 깨끗함과 때묻지않음을 강조한다.

이를 근거로 심층수가 뭍에서 채수되는 암반수 상품보다 더 나은 상품이라는 헛나간 생각을 마구 퍼트리고 있다.
그들의 조력자 말대로  해양심층수는 표층수(바닷물)처럼 햇빛을 받으며 광합성하여 어류의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가 되는 식물성플랑크톤도 적을 뿐아니라 영양염류(육지수 즉 강물 에서 유입되는 유기물과 무기염류원소)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양의 깊은 바닥에서 대류현상(온도차이동)의 힘으로 해류로 흐르기 때문에 표층수가 그 위에 막고 있어서 대기와 접촉을 차단시켜 '용존산소'(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거의 없어 일명 '죽은물'이라 불리워진다.

심층수가 해저 깊은 바닥을 흐르기에 깨끗할 것 같지만 전혀 그런 것도 아니다.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폭이 민간인을 학살하면서 핵이 문제가 된 이후로 산업평화적 이용이라고 하는가 싶더니 원자력(핵)발전소 원자로가 전기를 만들어 대면서 수만년 반감기를 가진 중저준위 핵폐기물도 함께 부차적으로 생산되었다.

이 위험성이 점점 사회문제가 되기 직전에 국가들은 값싼 처리를 택했는데, 그것이 깊은 해양 투기였다.
이때 버려진 많은 양의 핵폐기물이 태평양 등이나 동해 등에 버려졌는데 밑바닥 심층수에 오염원으로 노출되지 않았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핵발전소의 역사와 더불어 심해바닥을 흐르는 심층수 해류에는 어쩌면 방사능누출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매우 심각스럽게 염려되는 지점이다.

또한 심층수를 취수하여 '역삼투압정수방식'으로 맹물을 만들기에 심층원수에 비해 미네랄의 다양함이 상실됨은 물론이거니와 필연적으로 정수설비에 쓰이는 에너지소비도 상대적으로 높다. 심층수 음용은 순수한 물을 먹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을 잡아먹는 셈이다.

취수지역도 한반도의 경우 200m 이상 깊은 바다수심이 요구되는 동해안에 한정되어 있다. 이때문에 에너지과사용첨단정수설비를 거쳐 전국적으로 유통되려면, 성분이 엇 비슷하여 주요 산자락에 취수원을 둔 암반수에 더하여 상품이동에 소모되는 에너지 또한 중복유통망과 더불어 그만큼 수송에너지 낭비도 심해진다.

아무리 세계 수번째 해양심층수 정수장치·설비 개발에 성공하여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공학상만의 진보이지 전사회적인 진보는 결코 아니다.

마치 핵분열에너지 발명이나 핵융합 설비가동 같은 핵개발처럼 그 생태적 부작용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가 필연적으로 따르기에 역개발(易開發)이라 단정할 수 밖에 없다.

낮은 온도의 원수(原水)를 취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체적 에너지비용에 대비한다면 암반수와도 별반 다르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 높은 에너지 잡아먹는 심층수는 자연의 종말로 가는 여러 길 중 골라 뽑은 가장 빠른 한가지 길임에 틀림없으리라 본다.

정녕 개인의 성공을 가늠하는 웰빙상품화의 다양성에 한가지 상품 품목을 더 늘리는 이기적 공을 들이기보다 금세기 지구온난화로 사라질 위험에 놓인 심층수와 그것이 계속 남아있어야 할 심층해류는 지구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불편한 진실'을 보라!)

그래서 지구해양기후 과학적 연구의 곁가지에서 얻어진 그 얄팍한 지식에 공학을 개입시켜 정수물상품화에 이용하기 보다는 지구생태계를 보존하려는 국제적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 더 인류발전이다.

해양심층수는 물론이고 저소비 에너지의 얻기 쉬운 먹는물 채취 방안을 되찾고 물이용 문화를 민주적이며 자율적 절약의 습관이 시민행동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함이 사회적의식으로 알려져야 할 필요성이 더해졌다.

비싼 댓가를 치를 심층수상품화 대신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계곡수와 하천수 그리고 몇천년이 지나도 닳지 않는 깨끗한 시골 땅밑 우물물을 지키는 것이 착한 물문화이며, 이를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조상들의 지혜를 과학으로 살려내 생활의 여유를 만드는 '한단계 높은 자유'일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방점을 찍는 노력은  바로 서구를 휩쓰는 생태적사회주의 발아 흐름에 더하여 우리가 과거의 지혜를 찾아 내려고 노력하는 이성적 물결에 보태져 불어오는 '지속가능한발전'이며 우리가 노력으로 찾아내어야 할 진실한 자연친화적 삶모습이 아닌가 싶어하는 아쉬움에 저절로 묶인 사슬에 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