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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6월 항쟁에 드립니다
  글쓴이 : 유창렬     날짜 : 08-06-05 14:24     조회 : 12611    
 

            1987년 6월과 2008년 6월은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 새롭고 다른 6월 항쟁을 고대하며 -


한국사회구성원 중 단 1%만을 위한 이명박정권의 대국민 속임수는 점점 더 인내심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 이 정권 모리배, 정상배들이 얼마만큼 깊게 제 무덤을 스스로 팔 것인지만 관측거리이다.


그런데, 2008년 6월을 맞이하는 우리는 희망있는 투쟁에서 중요한 질문과 답안을 가져보야야 한다.

어쩌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이토록 무시당하고 우롱당하고 우습게보이고 만만하게 보이는 납세자, 애완견도 안 먹이는 미친쇠고기까지 받아 먹으라고 강요당하는 소비자로 찍혔을까?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추구할 때 동시에 우리사회는 자신과 후대의 공유 존재기반을 탕진해왔다. 고도성장 추구 결과, 수도권은 날로 비만덩어리가 되고 지방은 날로 야위어졌다. 도시는 띵띵하게 부풀려지고 농촌은 휑하니 텅 비워졌다. 쇠고기 소비가 고도로 부드럽게 확장되는 동안 식량농업과 농민은 고도로 압축되었다. 이윽고, 식량자급률 20%에 휘청거리고 쪼달리는 지경에 이르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윤에 탐욕스런 카우보이들이 내다벼려도 시원찮을 찌꺼기 부산물을 사먹으라고 덤벼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모든 곳에서 우직하게, 착하게,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소처럼 일해왔다. 들판에서 공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예전엔 한 농가에 소 한 마리 키울 정도만 되면 굶어죽진 않았다.

소는 중요한 한 식구였다. 자랄 때 키우던 소의 콧구멍을 간지럽히고 꼬리를 만지작거리고, 싸리빗자루로 등을 쓸어주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게 귀했던 한 식구 소가 왜 미치게 되었나?

마땅히 풀 뜯어먹고 맑은 냇물 마시며 뜨끈한 쇠죽을 먹었어야 했건만,

아메리카를 점령한 카우보이들은 온 대륙의 원래 들소들을 전멸시키고, 전쟁경제/성장경제를 추구하면서 육우를 사육해왔고, 굶어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도 사람이 먹을 곡식을 소에게 먹이더니만, 급기야 소를 소에게 먹이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소가 소를 먹는다니? 그 소는 바로 옆 친구였고 동료였던 소였으며, 한 우리 안에 갇혀 큰 눈망울을 가진 동고동락하던 형제자매였다. 그러니 어찌 미치지 않고 배기겠는가? 소에게 먹힌 소가 바로 특정위험부위이다.

자본주의는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소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으로 마치려는가?


도축할 때마다 위험부위-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만사형통이 될까?


자본주의 고도경제 성장기를 거쳐오면서 오늘날 우리들은 혹시나 우리 안에 갇혀 비육당하는 소와 많이 다를까? 1987년 이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자유가 진정 존재했다면 지금 우리가 거리에서 “ 무슨 무슨 00 자유 ” 라고 원하고 외치지 않을 것 같다. 진정한 자유는 계속 없었고,  유일하고도 희소한 자유인 대중소비 환각에 영혼을 팔아먹어 왔다. 그러다 보니, 늘 소처럼 열심히 일하지만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고 우리 사회 안에는 이명박정권같은 반생명적 위험물질이 도사리게 되었다.


우리가 서로서로 밟고 잡아먹고 뜯어먹지는 않았는지, 이 위험부위를 제거해야만 안전하다고 하는 동안 자문해보아야 한다. 미친쇠고기의 가장 억울한 피해자가 장래세대인 아이들과 청년이듯이(학교급식, 군대급식 등), 바로 이 아이들과 청년들이 오늘날 광우병만큼 심각한 병통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무한경쟁의 닫힌 우리 속에서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며 죽음으로 몰려가거나 버려지고 쓰러지고 있다.


저기 청와대를 궤차고 들어선 이명박은 고도성장기 동안 오직 불도저 잘 모는 걸로 고도승진을 거듭하다가, 고도의 수법으로(뉴타운, 대운하 주장 따위) 서울시장에, 기어이 대통령 자리까지 승진하였다.


고도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심화는 아무런 선후 인과관계/선순환이 없으며, 오히려 반비례할 수 있다. 이명박이 도대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도 귀 기울이지도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이 된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국민들이 몇 해 과외선생 노릇해서 민주정치 가르쳐 대통령직 더 시키기라도 해야겠는가?

1987년 6월 항쟁의 한 요구였던 “ 대통령을 내손으로 - 직선제 쟁취 ” 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 이명박에게 독재와 민주는 분간이 되지 못한다. 그는 민주에 참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거만이 민주주의는 아니라 해도, 고도성장기의 소생인 이명박은 국민에게 7/4/7 비행기 태워주겠다는 속임수만으로 선거를 돈벌이 흥정판 사기극으로 중대 변질시켰다.


촛불이 활화산으로 되고 있다.

지난 일세기 동안 산업주의 식민지 근대화를 신봉한 일제와 친일파, 분단에 기생하고 독재정권에 맹종한 세력에 맞서 이 땅의 민중이 고단하고 부단한, 위대한 투쟁의 세월을 견디며 밑불을 지켜왔고, 때마침 사람 구실 못하는 하나의 위험물질에 불과한 이명박들이 국가권력을 독식하려는 특별한 계기가 보태져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투쟁의 서막이 올랐다.

고도성장이란 매우 크게 잘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아주 작게 줄어드는 것이다. 줄어드는 것은 공공재, 공공선, 공공성 등 공화국의 토양 성분들이다.

모든 사람이 굶어죽지 않아도 될 식량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일용할 양식으로 쓸 곡식을 갖고 소를 살찌울 사료로 바꾸어 버린 탓에, 또 그렇게 살찐 소를 먹고 버리는 바람에, 비대해진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하여 승용차를 타면서 그 기름으로 다시 곡식을 분탕질하고 있다.

소에게 먹이는 곡물의 단지 6%만이 단백질 쇠고기로 탈바꿈한다.

천명이 먹을 양식을 6마리의 소가 먹고 배설하고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여기에 함께 엄청난 토양, 물, 전기, 노동력이 들어가야 하며, FTA 때문에 망해서 고향과 농사를 등진 채 국경을 넘은 농민들이 도축장에서 위험한 비정규 노동을 한다. 결국, 카길/퓨리나/몬산토 같은 거대 농축산 다국적 자본의 배만 부풀려준다.


식량위기, 밥상위기, 건강위기, 노동위기, 에너지위기 등등 이 모든 삶의 위기의 원인이 경제성장이라는 망령에서 비롯된다는 걸 명심하자.

아무리 최고급 아파트를 많이 지어도 80%에겐 그림의 떡이고,

최고급 승용차를 많이 만들어도 도로는 활주로가 되지 못한다.

단지 무한정한 경관, 대지의 축복이 독점으로 희소화, 상품화될 뿐이다.

생일날 한번 먹을 미역국에 들어갈 쇠고기 국거리마저도 의심해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경제성장 선진국가의 종말이다.

모든 공공재의 상품화-시장화, 사유화-독점화 역시 성장론의 필연이다.


즉, 경제성장은 심신의 피폐함 및 사회 위기의 성장이다 ! 


아직도 경제를 책임지겠다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이명박을 몰아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가 헛된 성장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제2, 제3의 이명박이 등장하여 사탕발림으로 꼬드기는 것을 경계하여야 한다. 대백 앞 민주광장 옆으로 즐비한 성형외과들이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 생겼다는 점을 명심하자.

경제란 성장주의자들이 책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사회의 건강한 경제는 어떤 양식이나 체제이냐에 의한다.

기득권을 가진 1%, 5% 부자들이 기업하기 좋은 경제가 아니라,

보람과 여유있는 문화를 만드는 노동하기 좋고 존중받는 경제만이 필요하다.


허구한 날 입만 열면, ‘ 국가안보 ’를 들먹이는 애국자들에게 ‘ 안보 ’ 란 뭔가?

물안보,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민생의 안보라는 데 이의가 없을텐데, 이것이 전쟁이나 마케팅으로 달성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급/자치의 경제체제로 인해 가능한 것인가 ?


자급/자치의 경제 정치 체제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함께 공경하지 않으면 안되는 “ 농업 중심의 고르게 가난한 사회 ” 이며, 이 사회는 오늘날과 같이 거짓말과 속임수로 가득찬 고도성장의 폐허 위에서 정초된다.

농업이 곧장 민주주의로서 부족하다 해도, 농업이 없는 민주주의는 유지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적 농업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역사적인 2008년 6월 항쟁의 본선에 제출할 요구이고 희망이다.


2008년이 되자마자, 국보1호 지정 남대문이 무너졌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미 고도 경제성장기 동안 수많은 국보적 가치들을 마구 내다버렸고 상실했다. 이 가치들은 땅에 뿌리박은 삶을 근원으로 삼아 나온 것들이다.

이 가치들이 진정한 애국적 요소이며 외세 침략에 저항한 동력이기도 하다.


성실한 소와 같은 국민으로부터 위험부위인 이명박정권을 제거하는 투쟁-예선전은 곧 한국사회를 성찰하는 수고이기도 하며, 민주적 농업경제에 기초하는(이 주장은 전혀 엉뚱한 게 아니라 현행 헌법까지도 강조하는 바이다) 자급 자치의 실현이라는 본선에서의 승리로 재창조되어야 한다.


모든 자유와 정의, 권리를 있게 하는 바탕인 “ 국민 저항권 ” 이

도서관 자료실 속에 파묻힌 게 아닌 생동하는 힘의 근거이며,

이 힘으로 빼앗긴 5월보다 훨씬 더 큰 6월을 되찾자.

또한 저항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지향과 가치들이 지금 2008년 6월 항쟁 예선을

모두 무사히 통과하길 바란다.



                              2008년 6월 5일    땅과자유  유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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